*폭력소재, 근친소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.
*Killing the angel in the house-->너는 글러먹은 아이-->갇힌 세라핌(연재순)
*너는 글러먹은 아이-->갇힌 세라핌-->Killing the angel in the house(시간순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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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저, 여기다가 놓을까요?"
여자는 몇번을 해도 적응 안된다는 듯 방구석에서 등을 보인 채 벌벌 떨고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걸다가, 이내 나즈막히 한숨을 쉬었다. 한 눈에 봐도 보통 성인의 체중보다 훨씬 덜 나가보이는 안쓰러운 마른 등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. 저렇게 말랐으면 밥을 남들보다 배로 더 먹어야 할 텐데 언제나 그녀가 음식을 밀어넣으면 죽지않을 정도로만 손을 대는 저 남자가 여자는 항상 딱했다. 대체 무슨 사정이 있길래 여기서 이렇게 동물마냥 살고 있는지 여자는 알 수 없었지만, 그래도 그를 보고 있으면 고향에 두고 온 제 넷째 동생이 얼핏 겹쳐 보였다.
스물 후반인 여자에겐 밑으로 동생이 꽤 많았는데 그 중에 넷째 동생이 남들보다 조금 지능이 떨어져 언제나 동네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기 일수이곤 했다. 그래서 어린 시절엔 방 밖으로는 잘 나가려 들지 않아 꽤나 가족들의 속앓이를 시켰다. 지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장에 취직해 그런대로 잘 지내고 있는 것 처럼 보였지만, 그래도 언제나 신경쓰고 바라보지 않으면 불안한 아이였는데 남자의 모습이 사뭇 제 넷째 동생과 같아 보였던 것이다.
"여기다 두고 갈게요. 뜨거울 수도 있으니까 이따가 식으면 드세요."
과연 이 남자가 내 말을 알아 듣기나 하는건가? 별 반응없이 여자가 빨리 나가기만을 기다리듯 웅크려 벽 만 바라보고 있는 남자를 보며 여자는 궁금해졌다. 사람 말은 할 줄 아는 거 겠지? 혹시 말을 못하나? 차라리 정신병동에서 치료받게 하는 게 낫지 않나? 라고 생각하던 여자는 괜한 오지랖을 부리다 고용인에게 찍혀 어렵게 도시에서 잡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하던 생각을 멈추곤, 죽이 담긴 쟁반을 문 옆에 놓인 테이블에 살짝 올려두었다. 그리곤 나가기 전, 제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런지마저 의심스러운 상태인 남자에게 예의상 말을 건넸다.
"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하시고요"
"...빠..."
"네?"
응? 지금 방금 이 사람 말한건가? 하도 목소리가 작아서 말을 한 건지 숨소리를 낸건지 헷갈릴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남자의 목소리라도 들은 게 어디냐 싶어서 얼굴에 화색을 띄우곤 남자에게로 다가섰다. 여자가 제법 가까이 서자 남자는 무기력하게 벽만 바라보고 있던 평소와는 다르게, 갑자기 어디서 그런 힘이라도 솟아 난 것인지 뒤를 돌아 여자의 바짓가랑이를 억세게 붙잡아왔다. 순간 놀란 여자가 약한 발길질로 남자를 밀어내려 하였으나 그 깡마른 몸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나 싶을 정도로 남자는 더욱 더 단단히 여자의 다리에 매달렸다.
"...빠. 아빠..... 필요해. 아빠 데려다줘. 나 아빠, 보고싶어."
남자는 제 볼을 여자의 복사뼈에 필사적으로 부벼댔다. 여자의 면양말이 남자의 눈가에서 주르륵 흘러나오는 물기로 인해 축축히 젖어 들어갔다.
"보여줘. 아니, 보여주세요...부탁합니다.... 아빠, 아빠 보고 싶습니다. 부탁합니다.."
여자는 이 날, 남자의 이름이 사실은 '치아키'라는 것과 그 아버지가 사실을 돌아갔다는 것, 그리고 이 남자를 애완동물취급하며 자신만의 우리에 가둬놓은 제 고용인이 사실은 이 남자의 동생이라는 것을 이 남자로부터 전해 들을 수 있었다.
*
"당신이 이걸 이 놈에게 줬습니까?"
여자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도리를 바라보았다. 미도리의 손에 들린 것은 얼마 전 여자가 짜투리천으로 만들어다 준 남자인형으로, 치아키는 선물받은 뒤로 그것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애지중지 다뤘다. 하지만 결국 그 인형은 미도리에게 발견되어 결국 그의 신경에 거슬린 것인지, 지금은 인형인지 아니면 걸레짝인지 모를 너덜너덜한 상태로 미도리의 손에 축 늘어진 채 들려있었다.
치아키는 미도리의 뒤에서 한 껏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, 입술에 피딱지가 지고 눈두덩이가 살짝 부어오른 것을 보아하니 이미 미도리에게 흡씬 두드려 맞은 듯 했다. 금방이라도 여자는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며 고용인에게 따지려 들었지만, 언제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갑과 을이 있고 결국 저는 이 관계에서 을임을 인지한 여자는 분하다는 표정으로 입술을 꽉 깨무는 것 밖에는 치아키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.
얼굴만 멀끔히 잘생기고 돈만 많으면 뭐해. 지 형을 저렇게 감금하고 때리고. 진짜 인간 쓰레기라지. 진짜 나였으면 동생이고 뭐고 한 대 갈겼어. 여자는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미도리를 욕했지만, 그렇다고 나아지는 것은 아무도 없었다.
"제가 이 놈한테 신경 끄라고 했을 텐데요. 그냥 씻기고 밥주고, 개 대하듯 대하라 하지 않았습니까?"
"죄송합니다."
"됐습니다. 그냥 가세요. 내일부터 안나오셔도 됩니다. 지금까지 일한건 용역업체를 통해 드리겠습니다."
이제 넌 해고야, 라는 미도리의 말에 순간 여자는 크게 놀랐다. 어머니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도시에 와서 어렵사리 좋은 일거리를 잡았건만, 이렇게 한달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나버린다면 어머니의 병실값도 안나오고야 만다. 여자는 해고만은 절대 안된다는 각오로 제 고용인에게 고개를 숙여 빌었다.
"죄송합니다. 다시는, 다시는 정말 두번 다시는 저 분에게 관여하지 않겠습니다. 저에겐 아프신 어머니를 부양해야하는 책임이 있어요. 제발.. 제발 해고만은 하지 말아주세요. 한 번 더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그땐 진짜 자르셔도 좋습니다. 제발, 제발 해고만은."
여자는 이런 남자에게 고개숙여야하는 자신이 비참해져 금방이라도 울고 싶어졌지만, 어찌어찌 입술을 꽉 깨물어 눈물을 참았다. 제 어머니의 목숨값과 제 치졸한 자존심값, 그 둘 중에 뭐가 더 소중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전자니까.
"정말로 이번엔 믿어도 되는 거겠죠. 한번 더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땐 자르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겁니다. 좋습니다. 그럼 마저 할 일 하세요."
"감사합니다, 감사합니다.."
결국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고 여자는 생각했다.
*혹시 내용수정 추가 및 전체적인 글 수정해서 포스타입에 유료로 올리거나 회지로 내면 사주실 분들 있으실까요 ㅠㅠㅠ가끔 문의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렇게 수요조사해봅니다,,!(회지는 통판이겠지만,,ㅠㅠ) 귀찮으시지 않으시다면 수요조사한번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,,다만 진짜 나온다는 건 아니고 그냥 수요조사만 해보는거기 때문에 ㅠㅠ확실히 나온다고 보장할 수 없는 부분은 죄송합니다 ㅠㅠ(이게 다 제가 경험이 없어서 그래요 ㅠㅠㅠ) 수요조사폼 -->
*사실 이 글의 시간적배경을 언제로 할까...하고 항상 생각해보는데요,
역시 현대는 아니고(그래서 도어락 못씀 ㅎㅎ) 그렇다고 너무 근대도 아닌,, 그 어딘가의 어중간한 분위기라고 생각합니다. 사실 배경은 딱히 정해두고 쓴 건 아니고, 가인-돌이킬 수 없는 을 듣고 삘받아서 쓴거라 대충 그 정도의 배경이 아닐까,,합니다! (노래 좋아요 한번 들어주세요ㅠ)
*매번 감상평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~!http://ask.fm/ds_mesk 에스크도 있으니 혹시 궁금하시다거나 한 점 있으시면 망설임없이 물어봐주세요~!
* 흑흑,,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 최대한 쓰고싶은 부분들만 썼는데도 글이 길어지네요,,,저도 이런 제가 너무 싫어요,,흑흑,,포카포카쓰고싶다,,이제 이런 앵스트물은 그만써도 좋을텐데,,흑흑,,
*제 트위터 인장이 바뀌었답니다! 제 오너캐예요! 많이 이뻐해주세요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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